하루영화 / / 2022. 11. 13. 14:58

[연애의 온도] 이별 앞에 그 누구도 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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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온도(다음영화)

쿨하지 못해 미안해

오랜 연애를 끝낸 영이는 아닌 것 같은 이 관계를 미련하게 붙잡고 있기보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정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슬픈 기색도 없이 후련하다고 말했지만 그와 함께한 오랜 추억들은 넘쳐났고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보려 했지만 장소와 상관없이 흐르는 눈물을 어쩔 수 없었다. 여기 또 세상 쿨한 남자가 있다. 영이와 이별 후 해방을 얻었다는 동희는 회사 후배를 통해 여자를 소개받고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술에 취한 그 또한 헤어진 여자 친구 영이를 잊지 못해 난동을 부리다 결국 울음을 터트린다. 자유를 얻었다고 허세를 부리며 좋아했지만 동희 또한 영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미련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같은 은행에 근무하는 두 사람은 남몰래 사내연애를 했었다. 출근 후 상사 손차장의 결혼식 부캐를 받아달라는 부탁에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했지만 부캐를 받기로 한다. 직장 내에서 연애를 했지만 공과 사는 구분한다는 영이, 하지만 이미 동희가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사실을 다른 여직원들이 알고 있었고 헤어진 여자가 히스테리를 부리는 사이코였다는 말에 유일하게 둘 사이를 알고 있는 소문의 근원인 후배 박계장을 불러 다그쳤고 이별 후 뒤끝 작렬 전 남자 친구 전 여자 친구 그들만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손차장은 이별한 영이에게 남자를 소개해 준다며 본사 민차장이 회식자리에 오면 인상이라도 보라고 괜찮은 사람임을 어필했고 이에 동희는 눈치 없이 끼어들어 영이는 눈이 높다고 영이의 심기를 건드리고 약속이 있어 못 온다는 영이는 보란 듯이 회식자리에 나온다. 민차장과 즐거워 보이는 영이, 동희는 민차장과 잘해보라 말하며 앞으로 서로 공적으로 대하자고 했지만 영이에게 전에 빌려갔던 노트북을 돌려달라고 한다. 그리고 2차 술자리에서 민차장과 영이의 자리에 굳이 끼어들어 영이의 화를 돋운다. 참고 있던 영이는 도가 넘치는 동희의 장난에 맥주잔을 얼굴에 들이 붇고 두 사람은 만남과 이별 후 서로 속에 쌓여있던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으며 자리는 난장판이 되고 결국 두 사람의 연애사가 만인에게 공개되어 버렸다.

이별의 후폭풍

동희는 노트북을 되돌려 받았지만 망가질 대로 망가진채 도착하고 복수심에 온갖 쓰레기와 함께 둘의 다정한 사진을 함께 보내온다. 이별 후 쿨하지 못한 두 사람의 뒤끝은 계속 이어졌다. 해외 지점을 알아보던 영이는 동희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아직 사진첩에 남아있는 추억이 담긴 사진을 보다 얼마 전에 동희가 박계장에게 소개받았던 효선의 메시지를 보게 된다. 그리고 동희가 효선에게 고백한 사실을 알게 된 영이의 마음은 쿵 내려앉는다. 이미 회사에는 동희가 박계장 소개로 대학생인 어린 여자 친구를 만난다는 소문이 퍼져있었고 효선의 전화번호를 몰래 알아낸 영이는 급기야 통신사 당첨 이벤트를 빌미로 효선의 집주소까지 알아내고 그녀의 뒤를 따라다니다 결국 두 사람이 만나는 모습까지 보게 된다. 영이는 동희를 옥상으로 불러내 지금까지 연애하며 자신이 썼던 돈을 갚으라고 하고 줄 수 없다는 동희에게 효선에게 연락해서 받는다는 영이의 말에 동희는 아직도 자기를 좋아하냐고 물어본다. 사랑할 때에는 아름답던 모든 것들이 이별할 때 그 끝에는 왜 추해지는지 생각한 동희는 결국 영이에게 300만원을 건네며 관계를 정리한다. 영이와 사귈 때와는 달리 늘 데이트 비용을 썼던 동희는 효선에게 오늘은 저녁을 사달라고 한다. 하지만 음식을 먹고 탈이 나 밤새 고생하고 갑자기 연락 온 민차장과 만난 영이는 술을 마시다 민차장과 함께 밤을 보내게 된다. 다음 날 민차장에게서 연락이 왔지만 영이는 받지 않았고 오랜만에 방 정리를 하며 생각도 정리한다. 그리고 며칠 후 손차장의 결혼식장에서 만난 동희에게 받았던 300만원을 다시 돌려주고 효선과 잘 만난다는 동희에게 서로 좋은 사람 만나서 잘 되었다고 말한다. 영이가 아직 자신에게 미련이 있어 여지를 주기 위해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한 동희는 영이의 페이스북에 들어가지만 삭제된 그간의 메시지 비어있는 사진첩을 보며 어딘가 모르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탈이 잘 나는 동희를 위해 영이가 따로 만들어두었던 약 보관함을 보고 생각에 잠긴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워크숍을 가게 되는 두 사람, 동희는 다른 지점 직원들이 영이를 보며 속닥거리는 것을 보게 되고 곧 저녁 술자리에서 박계장과 후배에게 민차장과 영이가 잠자리를 함께 한 사실을 듣게 되고 민차장이 영이의 사진을 찍어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민차장과 밤을 보낸 건 맞지만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과 영이가 해외지점 전근 신청까지 한 사실을 알게 된 동희는 민차장을 찾아가 영이와의 관계에 대해 물어봤지만 아무 사이 아니라는 민차장의 말에 주먹을 날리고 핸드폰도 부숴버린다. 동희는 민차장과 잘 만나는 척 거짓말했던 영이가 아무 사이도 아닌 민차장으로 인해 남들 입에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안주거리가 된 사실에 걱정과 화가 나 눈물까지 보이고 이미 헤어진 사이에 상관하지 말하고 영이도 울부짖는다. 밤길을 걷던 동희와 영이는 다시 길 어딘가에서 만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아 먼저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역으로 향한다. 열차를 기다리던 두 사람은 마지막에 왜 싸워서 헤어졌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영이는 동희에게 헤어졌다 다시 만날 확률에 대해 얘기하며 결국 같은 이유로 헤어진다고 말했다. 열차를 타지 않고 돌아와 같이 가자는 동희에게 영이는 다시 잘 될 수 있는 확률 3% 안에 들 수 없을 것 같아 무섭다고 했고 동희는 814만 분의 1 확률로 매주 로또 1등 당첨자가 나온다며 3%라는 확률은 매우 큰 숫자라고 말해주고 두 사람은 함께 동희의 집으로 돌아간다. 싸웠던 이유도 생각나지 않았던 것은 서로에 대한 익숙함 때문에 새로운 것을 원해서 헤어진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 영이는 동희에게 결혼하자고 말했고 잠시 생각에 잠긴 동희는 이내 결혼하자고 대답한다.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헤어짐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서로에게 조심하게 되고 점점 예민해진 동희는 고객과의 다툼으로 강등 인사까지 받게 된다. 영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항상 생각나고 궁금하지만 예전과 달리 자연스럽지 못한 관계에 변한 게 무엇인지 동희는 알 수 없었다. 결국 영이에게 잘하고 애쓰고 노력해야 한다는 강박이 두 사람 사이에 벽을 쌓고 있었고 저녁 술자리에 간 영이는 하루 종일 연락을 받지 않던 동희를 만나지만 그 이유를 묻지 않았고 동희도 아무 말이 없었다. 헤어지기 전 동희는 영이에게 전에 약속했던 놀이공원에 가자고 한다. 하지만 늦잠을 잔 동희는 영이의 전화에 깨고 비까지 내리는 날씨에 받았던 티켓마저 기한이 지나있었다. 도시락까지 준비한 영이는 짜증이 가득한 동희를 보며 말을 걸어보지만 서운한 감정은 숨길 수 없었고 끝내 참고 쌓여있던 감정을 토해낸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봐 다시 만난 것을 후회할까 봐 서로 숨도 제대로 뭇 쉬고 눈치만 보며 이 관계를 붙들고 있었다. 비가 그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진심을 다해 잘하려고 노력했던 서로를 인정해 주었고 마지막으로 놀이기구를 타면서 비로소 서로에 대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현실적인 연애

“연애의 온도”는 어느 누가 이별에 쿨해질 수 있을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영화였다. 헤어짐 없이 오래 연애하고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헤어지는 사람들이 많을 테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서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 비결이 궁금했다. 나 역시 헤어진 사람을 잊지 못해 다시 만나고 싶었지만 결국 쉽지 않은 관계라는 것을 알기에 연애의 온도 속 영이와 동희의 감정선을 그대로 느끼며 현실적인 연애를 다시 한번 더 경험할 수 있었던 영화였다. 이별에는 누구의 잘못이던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다시 잘 만나기 위해서는 서로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에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은 배로 힘들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난 후 조금 더 편하게 서로를 마주하게 되는 영이와 동희를 보며 여유를 갖고 서로에 대한 마음이 더 많이 커졌을 때 다시 만난다면 오히려 서로에 대한 익숙함이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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